오늘은 질병과 통증이 잘 낫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 주는 '심리적 역전'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심리적 역전’은 TFT 창시자인 미국의 심리학자 로저 칼라한이 발견했습니다. 그는 개방적이고 실험적인 사람이었습니다. 1980년대에 그는 자신의 심리 상담에 ‘침술’과 ‘AK(응용근신경학)의 접목을 시도합니다. 이를 통해 EFT의 전신인 ’TFT’를 만들어 내고 ‘심리적 역전’을 발견하게 되었죠. (TFT와 관련된 내용은 제 블로그 ‘EFT 카테고리’에도 있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로저 칼라한은 어느 날 다이어트에 계속 실패하는 한 여성에게 근육검사를 실시합니다. 그는 그녀가 다이어트에 성공하여 날씬해진 몸매를 상상하게 했을 때와 뚱뚱하게 살찐 모습을 상상했을 때에 근력이 변하는지 알아보고자 했습니다.
놀랍게도 예상과는 달리 본인이 원하던 날씬한 몸매를 상상했을 때 근력은 약해지고, 오히려 본인이 혐오스러워 하는 뚱뚱한 몸매를 상상했을 때에는 근력이 강해졌습니다. 이러한 결과로 그녀가 날씬하고 매력있는 사람이 되는 것에 대해 두려움과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로저 칼라한은 평생에 걸쳐 본인이 이룩한 가장 값진 성과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바로 이 ‘심리적 역전’의 발견을 꼽습니다.
‘심리적 역전’은 간단하게 의식의 의도를 막아서는 무의식의 저항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의식과 무의식이 겨루게 되면 항상 무의식이 이깁니다.
무의식의 힘이 의식보다 훨씬 막강하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인간은 10%의 의식과 90%의 무의식으로 살아간다'고 합니다.
제가 EFT와 심리적 역전을 알게 된 이후, 만성적인 질환으로 고생하는 분들의 상당수(거의 90% 이상)은 이러한 심리적 역전을 가지고 있음을, 다시 말해 본인 스스로가 낫지 않기를 원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무의식의 작용은 무척이나 은밀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스스로도 깨닫지 못할 때가 다반사 입니다.
그래서 처음엔 이러한 접근에 많은 분들이 불쾌해 하고 저항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자신의 본심 앞에 직면하면, 누구나 다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혼란스러운 것 또한 사실입니다.
아프고 싶어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픔으로 인해서 얻는 이익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이익의 모습은 다양합니다.
누군가는 안전하기 위해서,
누군가는 사랑과 관심을 받기 위해서,
누군가는 억울함과 분노를 잊지 않기 위해서,
누군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실로 그 이유는 다양합니다.
최근의 사례 한가지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심한 요통과 엉치통으로 고생하는 세 아이의 엄마가 있습니다.
여느 분과 다름없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낫고자 애쓰셨고, 결국 저에게까지 찾아오셨습니다.
우선은 이분의 증상들이 단순히 몸의 문제인지, 아니면 심리적인 문제인지를 점검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본인의 무의식이 정말로 자신은 낫고 싶어 하는지를 점검해 보았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허리와 엉치의 통증은 심리적인 문제에서 기인하고 있었고,
또한 본인의 무의식에서는 계속 아프기를 원하고 있었습니다.
이분 역시 예상하지 못했던 이런 상황 앞에서 흐느끼기 시작했습니다.
“허리가 아파서 좋은 점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애들에게 덜 미안해요.”
“무슨 뜻이죠?”
“아프면 애들에게 미안해하지 않고도 누워서 쉴 수 있어요.”
“그럼, 아프지 않으면서 쉴 때는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는 뜻인가요?”
“네.”
“왜요?”
“아이들을 방치하는 엄마는 나쁜 엄마니까요.”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난 친정 엄마같이 되고 싶지 않았어요. 조울증이 있던 엄마는 어릴 적 나에게 관심도 없고, 잘 챙겨주지도 않았어요. 그저 방치하기만 했었죠. 버림받은 느낌. 외로운 느낌. 그런 엄마 때문에 정서적으로 너무 많이 힘들었어요. 그런 엄마가 많이 원망스러웠어요.”
“그래서요?”
“난 엄마와 무조건 반대로 하면 좋은 엄마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항상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예민하게 느끼고, 그때그때 무언가를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애가 셋이나 되는데요.”
“네. 그래서 힘들었어요. 한 애를 챙기면 나머지 두 애들이 방치되니까...... 어떻게 해도 애들을 온전히 챙길 수가 없는 거예요. 너무 힘들었어요. 그런데도 쉬지를 못하겠어요. 내가 누워 있으면 아이들을 방치하는 것 같아서, 우리 엄마처럼......”
“아이들에게 나쁜 엄마가 되느니 차라리 아픈 게 나았던 걸까요?”
“...... (흐느끼며) 그런 것 같아요......”
이 분은 아이들에게 나쁜 엄마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두려움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통증을 증폭시키고 유지시켰습니다.
다시 말해서 죄책감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심리적 역전을 일으켰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분이 낫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두려움이 없어지면 되겠지요. 더 이상 두려울 게 없으면, 아파야 할 이유도 없어지니까요.
‘피곤하고 힘들 때 쉬는 건 나쁜 엄마’가 아니라는 생각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린 시절 엄마에게 받았던 상처를 치유하고, 그런 엄마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겠지요.
심리적 역전, 이제 이해가 되셨나요?
진정한 치유를 위해서는 이러한 무의식의 저항을 반드시 없애야만 합니다.
저는 이러한 심리적 역전을 찾아내어 없애는 것으로 일을 시작 합니다.
그 이후에 정골학적인 접근을 통해 몸이 균형을 되찾아서 인체 스스로 치유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질병으로 고통스러워하는 많은 분들이 자신의 무의식을 되돌아보고 온전한 치유를 얻기를 바랍니다.
'***치유사례들*** > 1.단상(斷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상] 몸과 마음 둘 중에서 어느 것이 통증과 질병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가? (0) | 2015.12.03 |
---|---|
[단상] '고난'과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0) | 2015.10.21 |
[단상] 아픈 곳이 항상 문제 있는 부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0) | 2014.05.29 |
[단상] 누구에게나 슬럼프는 있습니다 (0) | 2014.02.23 |
[단상] key lesion(주요 기능장애 부위)는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 (0) | 2013.12.05 |